사회복지......나눔

봄맞이 삼겹살 파티

공주꺼! 2019. 3. 24. 19:25

봄맞이 삼겹살 파티하러 자오쉼터 갑니다.

 

파티 준비합시다.

고기는 고깃간에서 끊고....쌈채는 마트에서 고르는데.

파란상추, 보라상추, 쌈추(배추+상추) 고추, 마늘. 치커리, 껫잎까지 담고 돌아서는데,

어느분이 케일을 한보따리 집으신다.

마음같아서는 뺏고 싶었지만...

싸우면 질꺼 같아서 참았더니...

다른분들도 같은 생각이었다는거.

 

 

쉼터 도착하여 장바구니 풀고 손질을 시작하는데,

처음오신 남자분이 같이하자며 고추봉투를 펼치는 내 일에 손을 얹는다.

어딜~~~!!!

고추는 내 담당임다.

 

고추 꼭지를 따고 씻어서 썰기 시작하는데, 주문도 다양하다.

한입 베어 무는 크기로 썰어라,

그건 크다, 반 만하게 썰어라.

너무 얇다 더 두껍게 썰어라.

매운거 싫으니 채 썰어라.

쌈장용은 곱게 다져라.....

의견을 모아모아 썰어서 한 접시에 골고루 담았슴돠.

식성대로 골라 드시지요.

 

파채 담당한 사람이 눈물, 콧물 흘리며 씨름하고 있자, 보다 못한 어느분이 한사람씩 교대로 썰어라하는 바람에

차례대로 돌아가며 울고, 불고... 한순간 주방은 눈물바다가 되었지요.

 

울음을 그치고 삼겹살 초벌 굽기를 시작합니다.

고기 굽는 냄새에 꼬르륵 꼬르륵 위장도 진동하고, 마무리 찬송소리가 아주 반갑게 들려오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네요.

쌈장 담당은 고추장, 된장에 마법가루를 섞었는지 쥑이는 쌈장을 만들었고,

눈물 젖은 파무침도 다 됐으니...

밥묵자~~~!!

 

 

 

숨도 안 쉬고 고기쌈을 먹어 위장을 달래주고... 끄억~

설거지하고, 커피한잔 마실 무렵 우리의 임무가 할당됨다.

감자 심고, 퇴비 나르고, 나무전지 작업.

 

 

하나...감자심기

비닐 씌운 밭두둑에 구멍 뚫고, 감자를 엎어서 싹이 올라오기 쉽도록 놓고, 흙으로 살짝 덮어주고, 구멍 뚫린 비닐은 흙으로 막아 주어야한단다.

이유는 감자만 자라고 잡초는 질식시켜서 말려 죽일라고.

어느 분은 구멍을 넓게 뚫고 흙을 안 덮으셨다,

잡초에게도 진한 사랑을 나눠 주시려는게다.

 

 

 

 ...퇴비 옮기기

겨우20kg 빼끼 안 되는 퇴비자루 50개를 밭에 뿌리기 쉽도록 개집 옆댕이로 옮기는 일이다.

연탄배달처럼 릴레이로 하자고 했다가 거리가 너무 멀어서 한 개씩 들어 나르기로 합의.

자루에 물기 머금은 흙이 묻어있어서 꼬까옷을 버릴까봐 선뜻 짊어지지 못하고 둘이 들고 어기적어기적 걸어가는데...

어느분은 한손으로 번쩍번쩍 들어 나른다. 깨갱ㅜㅜ

개집 안에 있던 멍멍이는 갑자기 떼거지로 몰려드는 사람들에 놀라서 깨깽거리며 발악을 하더니 약에 쓸래믄 없다는 귀한 선물을 네 덩이나 낳아놓는다.

아무리 귀한 거라도...모르고 밟은 사람은 3년 동안 재수 없을꺼고,

그 신발로 차에 타면 다른 사람들이 인천 가는 동안 기절할 꺼 같아서 개삽질~하며 치웠다.

 

 

 

 

...나무전지

전지전문가님이 딴동네로 34일 전지훈련 다녀와서 소나무 전지작업을 하신다.

소나무는 통풍이 잘되어야 잘 자라는 거라며 잔가지들을 죽일놈, 살릴놈, 골라가며 말끔하게 잘라낸다.

깔끔해진 소나무가 시원하다고 좋아하겠다.

대추나무도 전지를 했는데 사과만~한 대추들이 주렁주렁 열렸으면 좋겠다.

 

 

...냉이캐기

쉼터 옆 냉이밭?엔 여전히 냉이들이 풍성하게 자랐고 반가움과 기쁨도 잠시...

냉이 캐느라 엎드려 있으니 찬바람에 콧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훌쩍훌쩍 들이마시다가 꿀꺽~ 삼키고도 남아돌아서 휴지 들고 다니며 코를 풀고

냉이랑 코묻은 휴지로 봉다리를 가득 채웠다.

어르신 모시고 사는분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갈 땐 검은 봉다리 하나라도 들고 들어가야 어르신이 좋아하시고 다음에 외출하기가 수월해진단다.

오늘은 집에 가져갈 냉이를 한보따리 캤다며 매우 흡족해한다.

부디 맛있는 냉이 요리로 효도하시길~

 

냉이 보따리를 들고 나오며 "삼겹살 파티"가 아주 즐거웠다고... 이야기 보따리를 마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