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산행기

여행을 떠나요~~둘째날.

공주꺼! 2008. 7. 20. 15:49

설악에서 이튼날....

뜬눈으로 꼬박 밤을새며.....시간만 확인하구있다

4시 전후로 여기 저기서 전화기 진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일찍 출발하려는 님들이 많네... 주섬주섬 옷입고 짐 챙기는 소리....에고고 나도 일어나 나가자~~~

 

일출 시간은 5시 16분 예정

대청봉 바람이  한 성질한다구 소문났으니...기다란 우의를 꺼내 입고 버텨보기로 했다

아직은 깜깜하구만....랜턴들고 사브작 사브작 올라가보는디...

역시나 강한 바람 장난 아니네.... 한발 올라가면 두발짝쯤 밀어낸다

 

나보다 부지런한님들....명당 자리 잡으셨네요

 

안개가 자욱하고 구름들이 떼거지로 모여있는게...멋진 일출은 힘들꺼 같다....공덕이 부족한겨.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며 바람결에 말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해님이 잠깐 고개를 내밀고 인사하자.....

단체손님들이 "찬송가'에 이어 "애국가" 까지 들려주신다.......대단한 분들이여유

 

 

 

화채능선쪽이 밝아져온다

 

천불동에도 해가 비치고...

 

공룡능선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나니.....

 

중봉과 서북능선이....참 따사로와 보인다.

대청의 대찬 바람 맞아봐유... 그런 표현이 절로 나온다닝께.

 

내려오며 대청쪽 하늘 한번 돌아봐주고...심술궂은 먹구름은 햇님이 빠져나올 틈 을 안 주네요

 

기냥 출발 할랬는디...바람맞느라 넘 힘들었으니...밥순이 밥먹고 힘내서 가야지...

취사실이 만원이다...공주 체면에 서서 먹는건 시려서...앉을 자리나기를 기다렸다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느긋하게...흰쌀밥에 미역국까지 다~~먹고 따뜻한 커피까지 마셔주고는 일어섰다

 

소청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바쁜일도 없으니 봉정암을 다녀오기로 한다

 저거이 용아장능선 시작인가보다...용의 이빨이 저렇게 생겼구나...치아교정 좀 해야쓰겄다

 

가스가 없었으면 멋진 바다.... 구름파도가 밀려 오는걸로 보일텐디...쩝

 

봉정암까지는 돌계단으로 신나게 미끄러져간다... 우 뛰...올라올때 땀 좀 나겠는걸.

나뭇잎 사이로...산에서 자주 듣던 낭낭한 목소리를 가진 스님??의 염불 소리가 들려오더니...

우람한 바위봉우리들에 둘러쌓여 아늑해 보이는 파란 지붕이 나타난다

 

공사중이라서 길을 잘 못들어 요상한 방향으로 들어갔더니 문이 닫혀있다.

인자하신 스님이 통행료 내라며...반갑게  열어주신다

봉정암은 기도하는 분들이 주로 찾는 도량이었는디...요즘엔 등산객들이 점령하다시피 한다구...쓸쓸히 말씀 하신다

생전에 봉정암에 세번 다녀왔다 하면 무조건 극락으로 보내준다는 말이 있을정도로...봉정암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단다

시원한 약수 한바가지 마시고...다시 소청으로 올라가야지

       

 

 

동쪽 하늘에선 하얀 뭉게구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듯....눈앞에 펼쳐진다

포근해 보이는 소청산장.

 

대청과 중청이 한 눈에 들어온다

 

희운각 대피소 가는길도...돌계단 철계단으로 이어진다.

딱딱한 바닥이 충격흡수를 못해주니...불쌍한 내 다리가 고생 좀 하겠네...

공룡능선 신선대쪽 병풍바위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니...숨이 멈춰진다

아이맥스 영화.....라는 표현이 딱 맞는디..그 모습이 너무 장대해서 한 눈에 잘 안들어온다

내 눈이...시력도 좋지않고 연식도 오래됐으니...이참에 망우리가서 싱싱한 광각~~으로 바꿔 올까보다.

 

 

희운각에 도착하니 어제 봤던 이쁜아가씨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둘이 친구사이로 이번 휴가는 설악산으로 와서...삼일째 돌아다니는 중이란다

붙임성도 좋아서 아침은 산장에서 얻어먹었단다.  난 무겁게 짊어지고 다니는디...ㅉㅉ

빵을 꺼내서 같이 나눠먹는디...용감한 다람쥐가 식탁에서 얼쩡거리더니 급기야 조그만 덩어리를 물고는 후다닥 달려간다

사람이랑 다람쥐랑 다 같이 먹고 살자구요

 

아가씨들과 작별하고...천불동 계곡쪽으로 내려간다

낙석주의 하라는디....상황이 이쯤되면 어찌 하오리까....궁금하여유....................................살려주삼.

 

천화대릿지??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이 감탄을 절로 나오게한다

 

 

깊고 깊은 바위계곡을 따라 내려가는길은 통행에 불편할까봐 계단으로 고속도로를 만들어 주시구...

사방 어느곳을 둘러봐도 하늘 높이 솟은 바위들에 둘러 쌓여있다

       

 

천당폭포....천불동계곡 맨 윗쪽에 있어서 예전엔 출입하기 힘들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난 반대로 내려가는 중이니 여유롭게 귀경중이다 

 

양폭포....왼쪽에 있다는 음폭은 못찾았다 

 

용인지 뱀인지 모르겄네유...                                                           사잔지 토낀지 모르겠구...

       

 

숨은그림찾기 하는 양폭산장

 

귀면암...앞에서 두남자가 사진을 찍다가 날 보더니 둘이 같이 좀 찍어 달랜다...... 그라지요 뭐.

카메라를 돌려 주는디 왜 이제 오냐구 묻는다........오잉???

어젯밤에 같은 집에서 잤다구....아침 일찍 떠나는거 봤다네요....헐~~~~

봉정암 댕겨 왔다니까...그분들은 백담사, 봉정암으로 올라왔다면서..

여자 혼자 다니는게 대단하단다....  이거이 칭찬인지 욕인지 잘 모르겠다.

 

청아한 목탁소리가 계곡물소리에 실려온다...

자세히 보니 스님같은분이 바위에서 기도하고....그 바로 아래쪽엔 낮잠이라도 즐기는듯 누워있는 님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있다

       

 

붕어빵 형제랑 얼떨결에 말동무하며 비선대까지 내려왔다

 

금강굴에 다녀 간다니까...

다리 아픈 형님은 계곡에서 배낭 지키기로 하고 동생하고 나하고 맨몸으로 딸랑딸랑 지옥의 계단을 올라간다

금강굴은 비선대 왼쪽 큰바위 중턱에 있는 작은 동굴로....원효대사님은 저길 어떻게 찾으셨을까 매우 궁금해졌다.

말이 600미터지 거의 수직으로 올라 가야한다

금강굴에 올라보니 가스가 자욱해서 대청도 안 보이구... 어느 봉우린지 잘 모르겠다.

 

 

앞에 보이는건 형제봉릿지??  산양이 지나는 통로 라든가....땜시 말이 많던디...

 

작은굴 내부엔 불상이 있구...소원담은 연꽃들 주렁주렁 열려있구... 기도를 대신 해준다는 얘기같다.

       

 

덥고 힘들어서 암반수를 벌컥 벌컥 두컵이나 마셨다...이높은 바위틈에서 물이 나오는게 신기하다

안개 짙게 깔린....뾰족 솟은 바위봉 사이로 까마귀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는게.......무협영화 한 장면같다

       

 

소공원이 가까워 지면서부터 관광객들로 서서히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주중에 오길 잘했지요

예쁘게 생긴 돌다리도 지나고.....

 

 신흥사에 도착하니...앞마당엔 통일을 기원하는 대불상이 아직도 안녕하시더군요.

 

붕어빵 형제가 사진값으로 산채비빔밥을  사준다길래....그럼 우쩌나.....맛있게 먹어 주는수밖에...ㅋㅋㅋ

 

공원입구에서  속초까지는 시내버스가 대기하고있다

친절한 버스기사님 안내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짝수시간에 출발하는 부천행 버스를 출발 1분전에 아슬아슬하게 탔다.

인천행은 고속버스터미널로 가야하고...두 터미널 사이는 멀다는거.

 

이렇게 유유자적 설악산을 둘러보고 집으로 가는길...

좌석이 세개짜리 편안한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는디 다리가 많이 아프다.

연짱 삼일씩 강행군을 해도 탈없던 튼튼한 교각이....왜 이러지??

시간구애 없이 천천히 룰루랄라 돌아다닌 여행인디....아무래도 돌 바닥,돌계단이 무리 였나보다.

할수없지...주말엔 다리나 두드리고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