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이걸 어쩐다????
2008. 6. 5~7 지리산 종주라구요
성삼재, 노고단, 임걸령, 노루목,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연하천, 형제봉, 벽소령, 세석평전, 연하봉, 장터목, 백무동
3도 5개군에 걸쳐있는 방대한 지리산...국립공원1호.
"지리산 종주" 언제부턴가 꿈꾸던 일..... 드디어 이루어지는 날이다
연휴때 갈라구...한 달 전부터 준비하는디... 거 참 힘드네...나만 연휴가 아닌가벼.
기차표가 없네요....목요일 밤 8시반 출발...그것도 환승 해야만 하는 걸로 겨우겨우 구했다
대피소는??? 아무도 예약을 못 했단다.
나도 컴터를 끓어안고 있었는디... 10시 2분전부터 접속인원 폭주로 서버가 다운 됐단다
우리 삼실 컴터가 느려서리....ㅉㅉ
결론은 비박해야지뭐... 에구구 불쌍한 내어깨...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요일....
아침부터 난리다...영종도에 귀경??갈 일이 생겼네...
밤새 내린 비에다 만조까지 겹쳐 방조제에 구멍이 뚫렸고 바닷물이 모내기 한 논을 덮쳤단다
밖에서 동동거리며 귀경하느라 콧물 질질 흘리는디...계속 빗방울이 오락가락 한다
농민들 생각하면 비가 많이 내려서 짠물을 씻어줘야 모가 잘 자랄수 있겠지만...
지리산 종주 생각하면 활짝 개어야 땅도 뽀송해서 비박하기 좋을텐디....걱정이다.
퇴근하자마자 배낭 챙겨 용산역 집합
난생처음 ktx를 타 본다.
깨끗하고 조용한건 좋은디...나같은 롱다리??에겐 자리가 넘 쫍다
배낭을 발옆에 두었더니 영~~~불편하더이다
익산역...까지만 간단다. 구례구까지는 무궁화로 환승...
익산역에서 길 건너 약국으로 콧물 약 좀 사려는디...안내 하시는분이 시간이 부족하다네...ktx가 몇분 늦었다 ㅉㅉ
무궁화호....
입석도 있고...자리도 널널하고 정감있다...어두운데도 책을 보는 사람.
널널하야 두다리 뻗고 한 숨 잘만하니...도착이라네요
구례구역 도착. 12시.....
산행하기엔 넘 일러서...아침인지 밤참인지...일단 밥 부터 먹고
총알택시 타고 안개속을 달려 성삼재 대피소로갔다
안개비가 가랑비로 바뀐다...비가 좀 잦아들때를 기다려보기로 하고...배낭에 기대어 잠시나마 눈 좀 붙이고...
멋진 일출보기는 틀렸구나며... 우의 챙겨 입고 출발
오늘은 산님들이 지리산에 다 모였나보다.
어둠속에 커다란 배낭메고 랜턴 반짝이며 줄지어 올라 가는디...그 끝이 안 보인다
그것도 매트 하나씩 매달은 폼이 산장 예약은 못한거 같구.....
노고단 도착
안개속에 우뚝솟은 돌탑이 보인다
그 유명한 노고단 운해나 멋진 일출을 볼려면 인내심이 필요할듯하다
삼각대 펴 놓고 멋진 촬영하기위해...중무장하고 자리잡고 기다리시는 분도 보이네여...
한숨 돌리는 동안 아주 잠깐 고개를 내미는 해님...
조금만 좁은길이 나오면 정체다...우찌 이리도 사람이 많은지...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가끔씩 해님이 얼굴을 내밀며 안부를 묻네요.
임걸령...그 유명한 피아골 단풍을 보려면 여기서 내려가야한다.....피아골, 뱀사골...가보고싶은곳인디.
노루목...
반야봉을 다녀올까 말까.....참자. 오늘은 종주가 목적이니까.
담에 천천히 다녀봐야지...반야낙조도 보구. 담에는 피아골, 반야봉, 뱀사골,...을 둘러보기로 했다
삼도봉...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옆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낼까 말까....망설이다가...끝내 안 보여준다
경상남도 전라남,북도...그리하야 삼도봉
화개재....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모여 하나되는곳...화개장터?? 오늘은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화합의 장을 연다
해님이 숨바꼭질 하잔다...숲길을 걸을때만 반짝 고개를 내미니....잡을수가 있어야지...
나뭇잎 사이로 펼쳐지는 햇살을 잡아본다.
토끼봉...
연하천 대피소...
이쯤에서 아점...브런치...ㅋㅋㅋㅋ를 먹어야겟는디... 발디딜 틈이 없다
화장실 앞에도 줄이 이어지고...
난 자연을 너무너무 사랑하다 보니... 인공적인 화장실에 줄 서는대신...숲속에다 거름을 주기로 했다.
일명 "노상ㅂ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질이여.
북적이는 대피소를 지나 양지바르고 전망 좋은곳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낮잠 한 숨 자고픈디.....갈길이 멀어....아쉽지만 일어나야지.
전망좋은 바위 위에서 사진 한장 찍는디... 누군가 돌아서며 배낭으로 툭......치는 바람에 떨어질뻔~~~~했다
그 넘은 미안하단 말도 없이 일행과 수다떨기 바쁘다...무신 남자가 말이 그리 많은지...
상대하기 싫어서 기냥 내려왔다.
모두들 자기 몸보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있으니...조심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
우뚝 솟은 바위가 길을 막는다
돌아 내려오다 보니 형제봉이라네...어떤분이 배낭 내려놓고 퍼져있다...
종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잠 못자고 긴 산행을 하다보니 여기 저기서 짧은 잠을 자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나두 자구시포~~~
벽소령 대피소
물통 가득채우며...세석까지 긴 코스에 긴장하고 쫄아있는디...곰이 나온다는 말에 푸하하하하....
아니...진짠가보네. 웅담?? 곰발바닥?? 왜 이런 생각이 슬며시 드는건지...원
우와~~~ 맑고 푸른 하늘...
강아지, 곰, 승냥이로 변해가는 흰구름이 두둥실 흘러간다
선비샘... 한 잔 마시면 똑똑해질까???
근디 수질검사를 작년 여름에 했네....? 먹어야 할지....??
천왕봉을 찾아보라네요...그럼 보여 주시지요
천왕봉은 구름모자 쓰고... 제석봉만 보일락 말락~~~~
세석은 아직도 멀었네요
능선따라 쭉~~가다 뚝 떨어지고...또다시 영신봉으로 올라가고...
뒷쪽으로 정수리만 살며시 보이는 넘이 촛대봉이고 그앞이 세석평전이다
조거이 반야봉이라구 했다가....디지게 혼났다...
반야봉은 더 오른쪽으로 있는디....구름땜시 잘 안보여유
이 골짜기는 선유동으로 이어진단다.
잠깐 사이에 천왕봉이 고개를 내민다..제석봉에 가려 아주 쬐끔만 보여주면서도...
칠선봉...까지 왔어요
어어지는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보니....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지네요
이제 부턴 천왕봉만 바라보며....그쪽 방향으로 열심히 가는중...
영신봉.....에구구....세석이 가까이 있구나....한 숨쉬고.
발이 빨라진다...좋은 자리 잡아야 하니까
촛대봉과 세석대피소가 내려다 보이네
먹구름은 싫은디...언능 지나가지.
사람들로 가득차 버린 대피소엔 앉을 자리조차 없다
오늘밤을 위하야....잠자리 준비에 바쁘다... 벌써 잠 든사람들도 있구...
안내방송이 시끄럽다...야영하시면 안됩니다....잔디밭에 계신분들 나오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에구에구 우쩌라구~~
예약빵꾸... 대기자는 연장자 순이라서 우리차례는 어림도 없단다...6,70대도 많으니...
흐려지는 하늘이 심상치않다....비라도 오는 날이면 이 많은 사람들이 우짤꼬...????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잠 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냐구요...
넘들은 머리가 땅에 닿자마자 코골기 시작한다...박자 맞춰가며....
여기저기 주님모시고 대화??하는 소리에...
이제서 들어오는 팀들이 자리 잡느라 부산함...
난 잠이 안와서...말똥말똥 하늘만 바라보고 있으니...
한 순간 깜깜하던 하늘이 별로 가득찼다...머리위로 쏟아 질 만큼 가까이서 반짝인다.
그리고 또 깜깜 무소식...
새벽2시쯤 되니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후다닥 짐 챙겨 취사장으로 밀고 들어갔다...
좁은 취사장이 사람들로 가득차건만...굳건히 버티고 안 일어나는 님들...대단혀유
3시 반쯤...비가 좀 잠잠 해지자 출발하기로 했다. 어짜피 가야할길이니까...
잠순이가 이틀밤을 꼬박 새웠으니....헤롱헤롱...비몽사몽 이지뭐
촛대봉에서 세석대피소를 내려다보구...
예정대로라면 여기서 일몰을 볼 거였는디...
멋진 일출은 오늘도 꽝이다...
희미한 천왕봉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보이는 반야봉...
토끼봉이랑 친해졌나보다...어깨동무하고...뾰족이 노고단도 보이구...
흔들리는거 보니....아무래도 잠에 취했나보다...
천천히 걸으면 졸립고...많이 힘들다.
하늘은 오늘도 심상찮은 기운이 보이구.....이럼 안 되는디...
장터목 대피소 도착...
세찬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늦잠 자는 님들...비닐이 금방이라고 날라갈것만 같다
이분은 질식하겄네...
졸졸 거리는 약수터에 줄서서 물 받고...
따뜻한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난 선채로 꼬박 꼬박 졸구있다...
아침먹고 힘 내서 출발 하려는디.....또다시 내리는 비....
아무래도 안 되겠다.
천왕봉까지는 1,7km...바로 코 앞 이라지만...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고...인천까지 가야하고...넘 피곤하면 병날거같고...일행에게는 미안하지만....난...포기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도 말을 못했을뿐....모두 같은 생각이란다....
핑계 김에 하산하시지요....
망바위도 지나고...
저 학생들은 단체로 오르는 중인디...무지하게 힘들어 한다
멋진 나무라서 사진좀 찍구 싶은디...도대체 비켜줄 생각을 안 하네요...그래서....얼굴을 가리고 찍었다
요상한 나무...2
하동바위...
내리막이 급경사로 위험한데다가...바위들은 젖어있고...다리가 풀리니 조심해야한다... 자나깨나 무릎조심..ㅋㅋㅋㅋㅋ
백무동 도착....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니.....이제야 살 것만 같다
천왕봉 빼먹고...34.1km를 걸어다녔다...
날씨도 비오구,흐리구...잠 못자서 피곤하구...영 맘에 안 든다
담엔 비수기에 대피소 예약 잘 해서 짐 좀 줄이구...잠도 잘 자구... 다시 한 번 지대루 둘러봐야겠다.
돌아오는 버스에선...
드렁드렁 코 골고...침 질질 흘리며 정신없이 잤다.....우쩔껴.....잠이 쏟아지는디....